1. 오대호의 탄생

오대호(Great Lakes)는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에 있는 다섯 개의 큰 호수를 말한다.
총 표면적이 24만 5,000km2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계이며 지구 담수량의 20%를 차지한다. 지구의 물은 97%가 바다에 있고 민물은 고작 3%밖에 안된다. 3%의 민물도 68.7%가 빙하 상태로 존재하며 30%가 지하수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상의 모든 강과 호수의 물을 다 끌어모아도 지표수는 0.3% 불과하다.
지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얼마 되지 않는 물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으니 지구 민물의 20%를 담고 있는 오대호는 인류에게 대단히 중요한 생명 연장 장치이다.
오대호에서 빠져나간 물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지나 대서양으로 빠져나간다. 5대호는 약 10억 년 전, 이 지역에서 일어난 활발한 화산의 결과물이다.
42억 년에서 24억 년 사이 지속적으로 화산이 분화하며 만들어진 캐나다 순상지는 지금부터 10억 년 전 화산이 갈아엎고 새로운 대지를 밀어내는 과정에 침강을 거듭하며 가라앉아 분지가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저지대에 물이 채워졌고 거대한 슈페리어 호(湖)가 탄생했다.
화산 다음은 빙하였다. 지구를 덮친 다섯 번의 빙하기는 최초의 빙하기인 휴로니언 빙하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슈페리어호가 만들어진 뒤에 일어났다. 4번의 빙하기를 거치면서 빙하의 전진과 후퇴가 반복되었고 슈페리어호 주변은 커다란 변형을 가져왔다. 빙하는 고지대를 깎아 계곡을 만들었고 빙하가 다 빠져나간 뒤엔 4개의 커다란 산악 호수를 남겼다. 그렇게 슈페리어호를 중심으로 한 오대호가 탄생했다.
캐나다 순상지는 고생대에 대지가 형성된 후 중생대에 일어난 판게아 형성과 해체, 신생대에 광범위하게 일어난 조산운동에 영향을 받지 않아서 대지의 균열이나 변화가 별로 없었다. 그런 이유로 유라시아 대륙, 아프리카, 남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염호(鹽湖)가 하나도 없다.
캐나다 순상지는 하나의 땅인 단일 순상지이기 때문이다. 대지의 균열이 없는 단일 순상지에 바이칼 보다 더 큰 담수호가 있는 건 빙하의 부침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이 대목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빙하가 남긴 가장 강력한 증거물은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인가? 아니면 오대호인가? 스칸디나비아를 덮은 빙하는 바다와 인접해서 담수호를 만들지 못하고 피요르드 해안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 순상지를 덮은 빙하는 바다로 다가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했다. 그래서 땅을 파고 길을 내는 과정에 오대호를 남겼고 나이아가라라 폭포를 남겼다. 그러니 피요르드와 오대호는 둘 다 자기 리그에서의 승자가 아닐까,, 둘을 견주는 건 체급이 다르니까!!

[오대호]
[오대호]

2. 오대호의 남은 과거의 메시지

휴로니안 빙하기(Huronian Ice Period)는 약 24억 년 전에 지구에 찾아온 첫 번째 빙하기였다.
오대호 중 하나인 휴런호에서 빙하 퇴적층이 발견되어서 최초의 빙하기가 세상에 알려졌고 발견된 장소에서 이름을 따와 휴로니안 빙하기로 명명되었다. 휴로니안 빙하기는 어떻게 빙하기가 온 것일까? 이런 의문점에 대한 답은 의외였다.휴로니안 빙하기의 도래는 대 산소 사건((Great Oxygenation Event)이라는 연속된 사건에 의해 발생했다.
대 산소 사건이란 호기성 미생물이 산소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생산된 산소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대기를 가득 메운 메탄(CH4)이 산소(O)와 결합해 물(H2O)과 이산화탄소(CO2)로 바뀌었고 이 과정에 지구의 열을 가두는 온실 기능이 떨어져 지구의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 것이 원인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1배나 강력한 방어막인데, 그 방어막이 사라지자 지구의 열이 외부로 방출되면서 극지방부터 빙하가 성장해서 지구 전체를 덮은 사건이었다.
지구는 그런 상태로 2억 년이나 지속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빙하기를 극복하고 생명체의 파라다이스가 되었을까?
휴로니안 빙하기는 25억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난 남세균(시노오박테리아)이 광합성을 하면서 그 배설물로 쌓인 산소에 의해 발생한 빙하기였다. 대기에 충만한 산소는 호기성 생명체의 진화를 가져왔고 호기성 생명체가 산소를 소모하고 배설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대기에 산소량이 줄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다시 온실 기능이 되살아났다.
이산화탄소로 지구의 복사열이 우주로 방출되지 않고 대기에 갇히며 지구의 기온도 점차 상승하여 지구는 마침내 빙하기에서 벗어났고 생명체에게 이로운 환경으로 변화했다.
단순한 호기성 세균에서 산소에 의지해 덩치 큰 생명체로 진화가 이루어진 빙하기… 휴로니언 빙하기는 인류를 포함한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된 진화의 첫 번째 시험장이었다.
산소를 에너지 삼아 생명을 이어가는 생명체들… 그들이 휴로니언 빙하기에서 지구를 구했으며 그 대가로 지구를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 오대호가 남긴 메시지는 너희들이 지구를 구했으니 지구는 너희 것이다. 그런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그러나 반대의 메시지도 존재한다. 휴로니언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엔 대 멸종이 시작되었다.
지구엔 5번의 대 멸종이 있었고 그 원인은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해 벌어진 기온 상승이 원인이었다. 지구를 마음대로 쓰고 있는 현재도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5번의 빙하기와 5번의 대 멸종의 교훈으로 확인된 사살은, 빙하기는 생명체의 위축을 가져왔지만 진화라는 새로운 변화의 시간이었다. 반면 대 멸종 사건은 종의 교체를 가져왔다. 6번째 대 멸종에 들어선 현재 인류는 지구의 주인으로 얼마나 더 남을 수 있을까?
☞ 메탄이 산소와 만나면 일어나는 변화
CH4(메탄) + 2 O2(산소) → → → CO2(이산화탄소) + 2H2O(물)

3. 북미의 타이가 지대인 Bureal Forest

Bureal forest는 북반구를 둘러싸고 있는 타이가 숲으로 대부분 위도 50도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광활한 지역이다. 동쪽의 뉴펀들랜드부터 북쪽의 알래스카까지 넓은 지역이며 캐나다 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지구의 3대 심장이라고 불리는 시베리아 타이가의 연장인 것이다. 빽빽한 숲은 대부분이 미 개발지라서 인간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 캐나다는 Bureal forest를 활용한 산업을 키우고 있으며 Bureal forest의 1/4을 산업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Bureal forest는 너무 광대해서 대부분의 지역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연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캐나다의 Bureal Forest]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Bureal forest의 나무들은 生과 死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극적 생환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캐나다의 원시림에서는 산불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매년 약 28,000km² 산림을 태우고 있다. 이는 연간 산업 목재 수확량의 3배 이상에 해당된다고 하니 지구촌 이웃을 위해 나무를 베지 말라고 압력을 넣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나무를 베지 않아도 일정량의 나무를 자연이 소모해 버리기 때문이다. 혹 휴로니언 빙하에서 촉발한 대 산소사건을 우려해 자연이 스스로 조절하려는 건 아닐까?
나무의 번식을 그대로 두면 산소를 과잉 생산해서 빙하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걱정이다. 지금은 개발로 숲이 너무나도 많이 사라져서 산소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다른 나라 이야기이고. Bureal forest는 여전히 산소의 과잉을 걱정하야 하는 대지인가?
Bureal forest에서 벌어지는 산불은 자연이 선택하는 숲의 성장과 재생작업의 일환이다. Bureal forest의 주 종인 솔나무과 식물은 화재 시 씨방의 밀납이 녹으며 씨앗이 대량 방출된다. 방출된 씨앗은 화마의 거센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번식지의 확대를 꾀한다.
솔나무과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산불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을 벗어나 넓고 안정적으로 번식하는 기회인 것이다. 또 산불은 죽은 나무를 태우는데, 이때 죽은 나무에 축적되어 있던 인((燐)이 방출되어 주변 나무들의 생육을 돕는다. 따라서 Boreal forest에서 발생하는 자연 산불은 숲의 재배치 내지 조정작용의 일환이며 나무에겐 번식의 유익한 시간이다.

캐나다 Boreal forest는 8개의 에코 존으로 구분되어 있다. 오대호를 끼고 있는 슈페리어 보리얼 쉴드(Boreal Shield)는 8개의 에코 존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가장 접근이 용이한 숲이다. 선더 베이에 여장을 풀고 캐나다 대 순상지의 최고봉인 Sleeping Giant를 찾아 Boreal forest를 트레킹 한다. 상상할 수도 없는 오랜 옛날, Sleeping Giant는 에베레스트 보다 높은 산이었다. 지금은 600m도 안되는 작은 구릉이지만 내가 걷고 있는 숲길은 모두 10,000m가 넘는 고산 줄기였을 것이다. 그 시간이 언제일까? 아마도 24억 년은 되었겠지? 내가 찾아오기까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준 산이 정겹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