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에 미시시피란?

유럽인들은 북미에서도 남미에서와 같이 금이 가득한 원시 왕국을 찾았다. 그런데 북미엔 그런 왕국이 없었다.
유럽인들이 북미에서 금광을 찾긴 찾았지만 그건 미국이 독립한 뒤의 일이었다. 그런데도 북미로 향하는 상인들의 발길이나 이주민의 발길은 멈추지를 않았다. 금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음에도 유럽인들은 금만큼이나 값진 걸 찾았기 때문이다. 그건 모피였다. 16세기는 중세 소빙기로 전 세계의 기온이 이전보다 낮고 추웠다. 또 모직물이 생산 되었으나 아직 모피를 대신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모피는 시베리아산이었고 러시아 왕실이 물량을 조정했다.
유럽 사회는 러시아의 이런 횡포로부터 벗어나 싸고 자유롭게 모피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생산지를 필요로 했고 그런 곳이 미국, 그것도 미시시피 강변의 인디언 부족이었다. 미시시피강의 길이는 세계에서 3번째지만 강의 굴곡은 세계에서 가장 심하다. 강의 굴곡은 보다 많은 대지에 물을 공급하게 되고 현재도 미국 50개 주 중 31개의 주와 캐나다 2개 주가 미시시피강역에 걸쳐 있다. 그만큼 미시시피는 북미 대륙을 광범위하게 적시며 흐른다. 그러다 보니 많은 동물이 미시시피 강변에 모여 살고 사냥을 주로 하는 인디언 부족도 미시시피 강변에 모여 살았다. 유럽의 강탈은 미시시피의 평화로운 공존을 깨트렸다. 사냥감이 부족해지면 사냥감을 얻기 위한 인디언 부족 간의 전쟁이 발발했으며, 유럽 용병과 인디언 부족 간의 전쟁이 잦아졌다. 미시시피는 유럽인이 첫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싸움의 현장이 되었다. 그렇게 인디언은 미시시피에서 쫓겨나 메마른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이주해야 했다.
유럽인의 차지가 된 미시시피는 신생 독립국인 미국의 원동력이 되었다. 국토의 1/3에 이르는 유역에 풍부한 물을 공급하고, 특히 비옥한 프레리로 불리는 중부 충적토 지대를 남북으로 종단하여서 미국의 대규모 농업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또 교통의 요지인 내륙 깊숙한 곳까지 연결하는 수상로 역할을 하여 지역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미국 역사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행운은 루이지애나 구매이다. 루이지애나는 미시시피강 유역을 전체를 아우르는 땅으로 현재 미국 영토의 1/3에 해당되는 면적이다. 이 땅은 미국 독립을 도운 프랑스가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유명한 축구선수 한 명의 몸값에 해당하는 1,500만 달러로 미국 정부에 팔아버린 것이다.
미국에게는 말도 안 되는 행운이었으며 행운의 목마에 올라탄 미국은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루이지애나를 얻으며 서부로 향하는 문이 열렸고 서부가 개발되며 미국은 유럽을 능가하기 시작했으니 미시시피 유역인 루이지애나 확보는 미국의 성공 역사 그 자체였다.

[카라빙기의 Snowball Earth]

2. 미시시피 크루즈

미시시피 유역은 풍부한 물 덕분에 노예를 기반으로 하는 목화 산업이 번창했다. 노예를 기반으로 하는 남부와 공업화에 진척되며 자유민 노동자가 필요했던 북부는 노예 해방 문제로 대립하게 된다. 결국 남북전쟁이 발발하였고 미시시피 유역은 가장 치열한 전쟁터가 되었다. 또 남북전쟁에서 패한 미시시피 유역은 목화 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섰을 뿐 아니라 전후 산업화에서 소외되면서 흑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이 되었다. 이런 지역적 토양은 유럽의 영향에서 탈피한 미국 문학을 배태하게 되었다.
“미국의 현대문학은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바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다.” – 헤밍웨이-
허클베리 핀은 노예인 톰과 함께 장마에 떠내려온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강 항해를 떠난다. 자유를 찾아 떠났지만 여러 마을을 방문하게 되고 다양한 사건과 사고를 겪는다. 마치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지난한 이야기와 같다. 미시시피강 크루즈는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이 자유를 찾아 떠났던 미시시피강을 항해하며 미시시피의 과거와 오늘, 미래를 찾아가는 상상여행이다.
탐험의 시대는 유럽의 시대 구분이고 원주민의 입장에선 강탈의 시대였다. 강탈의 시대는 혼란스러웠지만 유럽인이 주인자리를 꿰찬 뒤로 안정되었고 유럽에 의한 평화가 안착되었다. 이때부터 세계는 새로운 질서의 지배를 받았다. 바로 주인과 노예였다. 허클베리 핀은 그래도 좋은 주인이어서 흑인인 톰과 친구가 되었고 둘은 여행을 시작했다.
‘자유를 찾아가는 행진에는 친구가 필요하고 친구는 양심적이어야만 순탄하게 목적지에 닿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툼이 멈추질 않을 것이다.’
순진한 허클베리핀은 묻고 있는지 모른다. 어른들도 나처럼 톰을 대할 수 있어요? 미국의 어른들은 아직도 허클베리핀같이 톰을 대하고 있지 않는지 흑인들의 울부짖음이 멈추지를 않는다.
미시시피강 유람은 2일간의 짧은 크루즈 여행이다. 강은 협소해서 바다 같은 조망과 청량감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을 낳은 미시시피의 과거와 만나는 시간 여행이 미시시피에선 가능하다. 미국인들은 물질적 성공이라는 꿈을 꾸었고 그 목표에 도달했다. 때로는 오만하게… 때로는 공평하게… 미시시피는 그런 미국을 가장 잘 이해하는 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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