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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변방, 벨기에로”

벨기에의 역사는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영어권 이름)부터 시작한다. 윈스턴 처칠은 영국의 역사를 기원전 55년부터라고 말한다. 바로 시저가 영국에 첫발을 디딘 순간이다. 물론 로마가 유럽으로 확장하기 전에도 유럽 전역엔 켈트족이 살았고, 벨기에(Belgium 벨지움)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으니 로마가 시간을 내가며 그 땅을 정복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저의 켈트족 정복을 역사의 기점으로 보는 건 로마의 정복이 문명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시저의 위대함은 군사적 성공이 아닌 정복지를 로마로 받아들이고 문명화의 길을 열어 로마의 일원으로 참여시킨 거대한 개방성이 아닌가?

율리우스 카이사르

율리우스 카이사르

 

로마에 의해 벨지움으로 처음 기록된 땅, 벨기에로 향하는 비행기의 작은 창으로 대지를 내려다보았다. 벨기에의 대지는 광활한 초록의 카펫이라는 표현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보아도 산은 고사하고 구릉 하나 보이지 않아 대지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대지는 촉촉이 젖은 짙푸른 녹색이고, 수림이 우거져 있거나 초지에 구획을 나누듯 나무가 줄지어 있다. 한마디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땅이다. 이 땅은 스페인에서 쫓겨난 유대인들이 정착하며 모직 산업에 활성화된 땅이고 백년 전쟁을 피해 이 땅을 떠나 영국으로 이주했던 모직 기술자들이 영국의 모직과 면방직 산업을 이끌었다.

훗날 산업혁명도 면방직 산업의 혁신에서 시작되었으니 벨기에는 유럽의 풍요에 기여한 특별한 땅이다. 그러니 유럽의회가 브뤼셀에 자리 잡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늦은 밤에 도착한 브뤼셀 북역(Gare de Bruxelles Nord)엔 백여 명이 넘는 노숙자들로 가득하다. 좁은 인도는 오줌과 배설물로 악취가 진동하고, 어두운 역사는 이들에 의해 점령되었으니 우리보다 3배나 잘 사는 나라의 뒷모습치고는 허망하기만 하다. 높은 소득도 이들의 빈곤을 해결 못 하는 것인가?

유럽은 이민자에게 포용적인 땅이다. 일본에 재일교포가 많이 거주하듯이 역사적 환경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2016년 기록으로 보면 인구 1,100만에 이슬람과 아프리카 이민자가 50만이고 불법 난민까지 더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민 1세대는 당연시하게 받아들였지만, 이민 2, 3세대마저도 하층민으로 남이 있으라고 하면 벨기에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기회가 적고 적응에 실패한 2,3세대는 1세대와 다를 바 없어 벨기에 사람 간의 삶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회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북역에서 만난 노숙자들이 늙고 노동력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젊고 활동적인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그들은 역사(驛舍) 한 모퉁이에서 축구를 할 만큼 건강하다. 이렇게 젊고 활동적인 사람들이 사회에서 소외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2016년 브뤼셀역의 폭탄테러로 40명에 가까운 사람이 희생되었고, 2015년 파리 테러는 시내 총격전까지 벌어질 정도였는데, 9명의 테러리스트 중 4명이 벨기에 출신일 뿐 아니라 이들의 근거지도 브뤼셀 외곽의 빈민촌이었다. 유럽의 테러가 극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북역에서 인생의 밑바닥을 맛본 젊은이들만이 테러리스트가 되기 때문이 아니다. ‘테러리스트는 대부분 고결한 인격을 가졌으며, 남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으로 받아들이는 정의감과 신념이 강한 사람’이라고 어느 사회학자는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노숙자 문제는 이제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니라 테러 문제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이들에게 정착할 자리를 만들어주지 못하는 한 이들의 저항은 언제든 테러로 나타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 비용과 합의에는 큰 벽이 있다. 테러로 인해 강화하는 보안 시스템과 경찰력 등 투입되는 비용이 엄청나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동의는 쉽게 받아들여진다. 반면 노숙자를 위한 복지비는 저항이 심하다. 왜 내가 낸 세금을 그들에게 쓰는가.. 그런데 그들이 테러리스트가 되면 더 큰돈이 들 텐데… 적은 비용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게 더 효율적인 선택임에도 그 합의는 불가능하다. 무엇이 우선인가.. 곧 우리에게도 다가올 선택이 아닐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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